낮은 곳을 살피지 않으면 결코 볼 수 없는 행복

Posted by on Mar 6, 2015 in 생태자료실 | 0 comments

낮은 곳을 살피지 않으면 결코 볼 수 없는 행복
  • 1                낮은 곳을 살피지 않으면

                                                      결코 볼 수 없는 행복

 

 

 

                                                  한강야생탐사센터    이 은 성 간사

 

     숲에는 아름드리 나무와 키 작은 나무, 그리고 다른 나무를 감싸 안고 돌아가는 넝쿨성 식물과 소박한 풀꽃을 피워내고 스러지는 초본까지 다양한 식물이 있다. 또한 기주에 기대어 사는 기생식물과 숲의 바닥을 기듯 자라나는 이끼나 버섯과 같은 균류들까지. . .

     이들은 수명이 짧거나 길기도, 혹은 무성함을 자랑하거나 초라하여 볼품이 없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면서도  묘하게 어우러지며 숲을 풍성하게 만든다.

    수려함을 자랑하는 큰 나무는 그늘이 있어 쉴 곳을 자랑하고, 병꽃나무, 댕강나무, 국수나무나 개나리 등의 작은 나무들은 ‘더불어 사는 것이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며 끼리끼리 뭉쳐난다. 기껏 한 해나 두해를 살아내는 초본들은 때로는 잡초로 취급 받으면서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들고 나며 말없는 질서를 이야기 한다.

  큰 나무 아래 그늘을 원하는 사람들과 관목처럼 뭉쳐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덧없이 스러지는 잡초나 나지막한 키의 야생화 따위가 안중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박한 행복은 낮은 곳을 살펴보지 않는 사람들은 결코 볼 수 없는 나지막이 피는 작은 꽃들에게서 종종 발견되곤 한다

   이른 봄,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복수초’는 아직 녹지 않은 눈 속에서 태양빛을 빠닥한 꽃잎으로 받아들여 주변의 눈을 녹이고, 그 녹아진 땅으로 벌레들을 초대해 쉴 수 있도록 하는가하면, 꽃처럼 보이는 포를 이용해 꽃을 보호하는 ‘앉은부채’의 모습에선 얼핏 어머니의 지혜가 느껴진다. 또한,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너도바람꽃’은 나지막한 자세로 겨울바람을 이겨내고 온 몸으로 꽃송이를 받들고 있으면서도 씨앗이 영글어 터져 나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꼿꼿함을 보인다.

   생육환경도 각각 달라서 복수초는 공중습도가 높고 물 빠짐이 좋은 땅을 선호하고, 앉은부채는 습한 곳에 넓게 뿌리를 내리며, 너도바람꽃은 계곡 물가 주벼 잔 돌들이 많은 곳에 터를 잡아 영역을 분명하게 하니, 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질서가 존재함을 느낄 수 있다.

    너무 낮은 곳에 있어 허리를 굽히거나, 무릎을 꿇지 않으면 자세히 볼 수 없는 작은 꽃들. . . 그들에게 다가가 겸손한 자세로 무릎을 꿇고 허리를 굽혔을 때 비로소 그들이 지닌 참 아름다움과 지혜를 보게 되는 것처럼, 우리도 낮은 자세로 스스로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미처 보지 못했던 행복과 아름다움을 수 없이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