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산 살리기

작은산 살리기

“작은 산” 이란?

작은 산은 큰산의 상대적인 개념이다. 작은 산과 큰산을 나누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다만, 작은 산은 마을 인근에 있어 지역 주민이 쉽게 찾고 자주 애용하는 산이라는 뜻을 강조하기 위해 차용한 개념이다.

서울시의 경우 면적 100,000㎡(약 3만평)이상인 산은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고, 100,000㎡이하인 산은
도시근린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측면에서 보자면 작은 산은 면적 100,000㎡이면서 마을 주변에 위치한 산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산”은 왜 소중한가?
우리나라는 65%가 산지이다. 이 비율은 해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무분별한 도시확장과 개발의 영향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도시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서울의 경우 도시녹지율이 약 26.5%에 달한다. 녹지란 쉽게 말해 나무와 풀이 자라고 있는 공간이며 녹지율이란 도시전체 면적 중 녹지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이러한 녹지의 대부분은 산림이 차지한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 외곽을 중심으로 환상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북한산, 수락산, 불암산, 아차산, 대모산, 구룡산, 관악산 등이다. 이러한 산들은 규모가 100,000㎡를 훌쩍 뛰어 넘는 대규모 산이다. 말 그대로 큰산이다. 반면 마을 주변에도 소규모 녹지가 분포하고 있다. 이 또한 산림형태의 녹지이다. 규모가 훨씬 작을뿐더러 마을주변의 이용압력이 매우 높은 녹지이다. 우리는 이를 작은 산으로 정의내리고자 한다. 이러한 산은 각종 개발압력으로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 또한 과도한 이용과 잘못된 이용행태로 인해 산림훼손이 말이 아니다. 작은 산을 복원하고 보전하는 노력이 시급히 요청되는 시점이다.

그렇다면 왜 작은 산 살리기인가? 작은 산이 그만큼 중요하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럼 왜 중요하고 소중한가?

산림은 이산화탄소 흡수를 통한 지구온난화 방지, 산소공급, 휴식 및 여가공간의 제공, 다양한 야생동식물의 서식처 제공, 빗물의 저장 및 지속적 유출로 자연댐의 역할 수행, 대기오염물질의 흡착, 도시기후조절(도시열섬화 현상 완화) 등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쾌적한 도시환경, 마을환경 창출을 위해서는 마을 주변 곳곳에 산림을 포함한 다양한 녹지가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 녹지 확충을 위해서는 녹지의 양을 확대하는 방법과 현재 남아 있는 녹지의 보전 및 질적인 향상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자면 마을 주변에 남아 있는 녹지는 쾌적한 마을 만들기의 주요한 구심점이며, 이러한 작은 산을 보전하고 잘 가꾸는 것은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첫 단계임에 틀림없다.

다시 말하자면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큰산보다는 이름 없고, 볼품없지만 가까이 있는 우리마을 작은 산이 우리에게는 훨씬 소중하다.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 및 마을의 창출은 멀리 떨어져 있는 우람한 산림녹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인근에 있는 소중한 산림녹지에 의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마을 작은 산이 죽어가고 있다!
마을 사람들의 무분별한 이용과 잘못된 이용행태, 지방자치단체의 잘못된 관리, 환경오염의 영향 등으로 작은 산이 마구 훼손되고 있다. 죽어가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이다.
• 잘못된 등산로 이용과 관리로 산림이 죽어간다.
작은 산에 오르면 무수히 많은 등산로와 마주하게 된다. 그 중 지역주민의 왕래가 많은 등산로는 제법 등산로 폭이 넓고 일부 위험지역에는 돌계단, 나무계단 등이 설치되어 있다. 이런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등산로 옆으로 샛길을 만든다. 이런 현상이 숲 속 여기저기서 발생한다. 사람의 왕래로 맨땅으로 드러난 샛길은 해가 갈수록 넓어지고 침식작용의 상승효과로 인해 더욱 넓어진다. 이에 침식방지를 위한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산은 말 그대로 심각한 상황으로 등산로가 넓어지고 흙이 씻겨 내려간다. 조금 과장하자면 몇 십년 후 산이 침식으로 인해 사라질 지도 모르겠다.

▲은평구 신사동 비단산- 심하게 훼손된 등산로 ▲관악구 신림동 국사봉- 심하게 훼손된 등산로

 

• 체육시설물의 무분별한 설치로 산림이 죽어간다.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욕구는 모든 이에게 존재한다. 이런 욕구가 생활체육 활성화라는 정책과 만나 작은 산을 마구 훼손하였다. 그 결과물이 바로 불법으로 조성되어 운영되고 있는 배드민턴장이고 이곳저곳에 산재해 있는 체육시설물이다. 산 속에서 이런 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경사가 완만하여 아늑하고, 주변에 안전사고 위험이 적은 지역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우연하게도 이런 장소는 산 속에서 가장 토양 비옥도가 높은 지역일 경우가 많다. 경사진 곳에서 침식작용에 의해 깎인 토양이 이곳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 철봉, 평행봉, 역기 등의 체육시설물을 설치한다면 산의 입장에서는 심각한 훼손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산이라는 환경에 가장 잘 어울리고, 건강에도 매우 유용한 운동은 산보이고, 등산이다. 자연보전과 사람의 합리적인 이용은 병립 가능하다.

▲은평구 신사동 비단산- 불법 배드민턴장 ▲관악구 봉천동 장군봉- 불법 체육시설물

 

• 불법경작지 조성으로 산림이 죽어간다.
마을에 인접한 작은 산에는 경작지가 많이 분포하고 있다. 배추, 고추, 파, 마늘 등의 먹거리가 잔뜩 심겨져 있다. 해가 갈수록 이런 경작지는 산 정상을 향해 넓어진다. 경작지역에는 원래 나무와 풀이 자라고 있었던 지역이다. 이런 곳이 자꾸 경작지로 변경되면 결국 산은 녹지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

▲관악구 국사봉- 불법 경작지 모습 ▲관악구 국사봉- 불법 경작지 모습

 

• 잘못된 숲 관리로 산림이 죽어간다.
녹지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면서 산림을 적절하게 관리하고자 하는 노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산의 생태적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비과학적인 관리는 오히려 산을 망가뜨리는 악영향을 초래한다. 예를 들자면 경관조망 확보와 숲 관리를 위한 키작은 나무 제거, 아까시나무나 현사시나무 등을 제거하고 잣나무 중심의 획일적인 나무를 식재하는 것 등이다. 숲을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이고 장기적인 접근 방식과 방법이 필요하다.

▲관악구 봉천동 장군봉- 큰 나무를 베어낸 모습 ▲은평구 신사동 비단산- 나무 베고, 나무심기

 

• 환경오염으로 산림이 죽어간다

도시의 비는 내렸다 하면 산성비이다. 산성비는 토양 속의 작은 미소생물을 죽이고 이는 산림의 분해활동을 어렵게 한다. 토양이 빈약해지면 당연히 숲의 나무도 잘 자라지 못한다. 산이 이처럼 환경오염에 의해 교란되니 서양에서 들어온 귀화식물이 번창하고 자생종은 차츰 그 세력을 잃어간다. 환경오염에 의한 산림 훼손은 그 해결책이 요원해 보인다. 우리의 현명한 판단과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성동구 응봉근린공원- 귀화식물의 확산

 

• 지역주민의 잘못된 이용형태로 산림이 죽어간다.
예전보단 나아졌지만 아직도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보면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꽃과 나무를 꺾어 집으로 가지고 간다. 운이 좋아 꿩알이라도 발견하면 몰래 집으로 가져가 음식으로 해 먹는다. 산에 오면 천천히 걸으며 휴식과 산책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식구들과 함께 자연의 변화를 감상하고 자연의 이것저것을 관찰, 체험하는 사람도 있지만, 산을 찾는 목적이 맹목적인 운동인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에게 산은 단지 운동장이고 체육관일 따름이다. 이런 사람들에겐 나무와 숲이 죽어 가는 게 아무 의미 없다.

▲은평구 신사동 비단산- 불법 건축물 ▲은평구 신사동 비단산- 고기를 구워먹었나?

 

작은 산 살리기 운동을 시작하자!
작은 산을 살리자. 작은 산 훼손실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자면 늦은 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조금씩 노력한다면 작은 산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작은 산이 다시 살아난다는 건 우리마을이 쾌적한 마을로 탈바꿈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렇게 된다면 굳이 시골을 고집하지 않더라도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살기 좋은 우리마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우리가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산 살리기를 위한 몇 가지 제언”을 드린다.

  •   길이 없는 숲 속에 함부로 샛길을 만들지 않는다.
  •  조금 불편하더라도 등산로 보호를 위해 설치된 계단을 이용한다.
  •  침식이 심한 등산로는 주위 환경을 고려한 보호 시설물(계단, 난간 등)을 설치다.
  •  이용이 적은 체육시설물은 단계적으로 철거한다.
  •  산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시설물을 한 곳에 집중 배치하고 숲의 훼손을 최소화한다.
  •  불법적으로 조성된 배드민턴장은 차츰 줄여 나가도록 함께 노력한다.
  •  체육활동은 마을 인근의 학교운동장, 하천 고수부지, 체육센터 등을 이용하여 한다.
  •  숲은 우리모두의 공공자산,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경작지를 만들지 않는다.
  •  경작되고 있는 지역은 주위환경에 어울리는 나무를 심어 숲으로 복원한다.
  •  숲의 일정한 공간에 합법적인 주민텃밭을 만들어 관리하는 방안도 강구한다.
  •  산에 생활쓰레기를 몰래 버리지 않는다.
  •  산을 걷다 쓰레기를 발견하면 주워 쓰레기통에 버린다.
  •  산을 관리할 때는 생태적 측면을 고려해 세심하게 관리한다.
  •  아까시나무나 현사시나무를 베어내고 수종갱신을 할 때는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세심하게 계획을 세워  실시한다.
  •  산을 생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도시 근교의 산과 비슷하게 관리하도록 한다.
  •  산의 소중함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자연학습시설을 설치한다.
  •  산에 나무이름판, 꽃이름표를 설치한다.
  •  산은 체육활동의 공간보다는 산책, 휴식, 자연학습의 장소로 이용하도록 한다.
  •  나무를 심을 때는 대상지에 생태적으로 적합한 나무를 골라 심도록 한다. 심은 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를  한다.
  •  산이 훼손되는 이유는 지역주민이 산을 잘못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을 사랑하는 지역주민이
  •   하나 둘 모여 작은 산 사랑회를 만들고 자그마한 실천을 해 나간다면 우리 마을 작은 산은 좀 더
  •   건강하고 아름다운 산이 될 수 있다.